쥬팅2022반 학생수 10명

    PROFESSOR COLUMN교수칼럼

쥬팅2022반 학생수 10명

박창근 1 721 2022.09.06 04:00

쥬팅2022반 학생수 10

 

 

2022년 9월 4일 나는 쥬팅학구 개학식에 참가하고 이어서 쥬팅2022반 첫수업을 2시간 들었다. 나의 머리 속에서 맴돌이치는 것은 자초지종 10명 학생으로 구성된 학급의 학습분위기가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하여도 한 학급 학생수가 10여 명인 것은 보통이었다. 우리 주말학교가 성립되어 10년간 학생수가 가장 많았던 반은 18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학급당 학생수는 급감하여 대다수 학급은 학생수가 1-5명이다.

 

그럼 학급 학생수가 얼마면 가장 좋을까?  10년간 고민하였지만 확실한 답은 얻지 못한 문제다. 교육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물음 자체가 합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학교 10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학생수, 학급수와 교사수는 점차 증가하였다. 동시에 학급당 학생수는 점차 줄었고, 교사 1인당 학생수도 점차 줄었다. 이러한 변화는 거의 자연발생적으로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얼핏 보면 학급을 교사가 맡는 상황에서 학급당 학생수가 적으면 학생들의 수준 향상에 유리하리라고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상황을 보면 학급당(=교사 1인당) 학생수가 적다하여 반드시 학생들의 학습 효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일부 애들이 2-3년간 배운 것이 얼마 없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일부 학부모들이 이와 같은 불만을 토로한 적도 있었다. 나는 일부 소수 학생 학급의 수업을 직접 들어보고는 완전히 실망하기도 하였다. 가라앉은 분위기,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애들, 웃음소리가 없는 수업 시간, 제멋대로 장난하는 학생들, 뒤죽박죽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무준비 강의......

 

그래서 나는 8월 26일 발표한 <2022-2학기를 맞아>에서 “학급 편성에서 학생수 5명 이하인 학급은 되도록 통폐합하기 바란다.”고 요구하였다. 쥬팅학구의 다년간 불황 상태를 고려하여 우선 쥬팅학구에서 “실험”을 해 보기로 하였다.

 

이번에 쥬팅학구 학급 편성할 최종민 학구장과 토론도 하였고 학부모들과 좌담도 하였다. 결국 원래 4개 반을 하면 어떨까 하던 방안을 포기하고 2개 반을 구성하였다. 하나는 초등반, 다른 하나는 유아반, 전자는 10명이고 후자는 2명이다. 후자도 10명 정도면 좋겠지만 모집이 안 되었다.   

 

초등반 10명은 서로 배경이 아주 다르다. 한 학기를 배운 애들(2명은 쥬팅학구에서, 1명은 민항학구에서), 유아반에서 금방 올라온 애들, 그리고 금방 입학한 왕초보들, 나이도 6살에서 14살까지, 이 모든 애들을 한 반으로 묶었다.

 

최근 수년간 상하이 학구 학급들 중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다. 10명이 되는 학급 수업 상황을 보니 1-4명 학급 수업 상황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첫째, 분위기가 수업하는 것 같았다. 최근 수년간 많은 학급에서 느껴본 적이 없는 그러한 분위기였다. 둘째, 장난치는 애들도 있었지만 애들의 동심에서 우러난 웃음꽃이 피는 수업시간이었다. 셋째, 애들이 보통 2-3명이나 3-4명인 단체에서 느낄 수 없는 단체의 존재감을 의식하여 스스로 점잖아지는 것 같았다. 넷째, 묵묵히 책만 보는 애들도 몇 명 있었지만 다수는 교사의 강의에 적극 호응하는, 교사와의 대화(비록 아직은 교사가 묻고 학생이 답하는 대화이지만)가 있는 수업시간이었다. 다섯째, 첫수업이라 아직 충분히 표현되지 못했지만 이 단체에는 다종다양한 잠재력이 숨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2시간이란 아주 긴 시간인데 다수 어린이들은 엄청난 “자기 억제 능력”을 보여 주었다.  

 

“쥬팅실험”은 시작되었다. 자연적으로 10명 학생 학급이 형성되었을 때에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어 별로 사고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다년간 1-5명 학급을 운영하면서 고민하다가 이렇게 “많은” 애들로 구성된 학급에 직면하게 되니 정말 “실험”하는 기분이다.

 

한편, 담임교사가 아직 한국에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예비실험”이라 할 수도 있다. 한지현 담임 교사는 수년전에는 유아교육 전공으로 화동사범대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최근에는 동일한 전공으로 서울대학교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지현 담임 교사에게는 서책에서 배운 이론 지식을 현실에서 검증하는 하나의 중차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그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

 

연령 차이로 인한 학생들 사이의 갈등이나 부조화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적일 있다고 생각하면서 어릴 적에 동네에서 소학교 6학년의 “어른들”이 코흘리개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각종 재미있는 놀이를 놀던 일이 생각난다. 나이 많은 애들은 조직체에 필요한 리더십을 양성하였고, 나이 어린 애들은 조직체에 필요한 다른 각종 능력을 양성하였다. 연령 차이는 네거티브적 요인이 아니라 포지티브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어쩌면 우리 주말학교에서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20220906, 박창근)   

Comments

운영자 2022.09.11 01:22
현재 우리학교에는 학급당 학생수가 8명 이상인 학급이 모두 9개 있다. 그중 본부에 2개, 분교에 7개 있다. 한 학급 학생수가 가장 많은 것은 소흥2022반, 11명이고 두번째는 본교의 쥬팅2022반, 10명이다. 학구/분교 중 학생수가 가장 많은 것은 소주희망분교, 52명이고, 학급당 학생수가 가장 많은 것은 항주분교, 5개 반에 39명, 학급당 7.8명이다.......20220911, 박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