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낭송낭독대회 자료집 머리말(2023년)
주제어: 지정 도서, 추첨 자료, 따라 읽기
2023 조선족 어린이 낭송ㆍ낭독대회는 화동조선족주말학교에서 주최하는 제7회 조선족 어린이 낭송ㆍ낭독대회다. 그중 낭독 경연은 7번째고 낭송 경연은 2번째다. 낭독 경연이 지속되는 것은 당연한 거로 인정되나 낭송 경연이 올해에 지속될 뿐만 아니라 경연자가 배증된다는 것은 향후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데서 정말 다행이다.
‘교학 질서의 정상화’를 위한 하나의 조치로서 이번 낭독 경연에서는 하나의 개혁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낭독에 지정 도서 낭독 뿐만 아니라 추첨 자료 낭독도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다.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학생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경연일에 추첨하여 낭독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20편의 자료를 선정ㆍ배포하여 준비하도록 하고 경연일에 그중 1편을 추첨하여 낭독하도록 하는 방식을 채용하기로 하였다. 언젠가는 완전한 추첨 자료 낭독으로 전환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예선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추첨 자료 낭독의 도입으로 애들이 경연 현장에서 더듬더듬 하는 등 제대로 읽지 못할까봐 아예 낭독대회 참가를 포기하는 것 같다는 말이 들려왔다. ‘참가자가 너무 적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하였다. 여러 곳에 전화로 문의하기도 하였다. 어떤 어린이는 이미 5년이나 우리 주말학교를 다니는 데도 추첨 자료 낭독 때문에 참가를 망설인다고 하였다.
“5년이나 우리 주말학교 다녔는데 아직도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 이는 우리의 수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한글은 하루 아침에 배워낼 수 있는 글”이라 하여 우리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아주 쉽게 배워낼 수 있다고 한다. 한글이 이 정도로 배우기 쉬운 것은 아니지만 다른 문자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배우기 쉬운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거의 70년 전 일이라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소학교 2학년 때부터 우리는 한글로 된 그림책, 소설책, 역사책을 수많이 읽었으므로 늦어도 소학교 1학년 2학기 말에는 한글을 다 뗀 것 같았다.
그러면 산재지역 조선족 어린이들이 다니는 한글주말학교일 경우 도대체 1년, 2년, 아니면 몇 년을 다녀야 한글을 뗄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른다. 그리고 “한글을 뗀다”는 의미가 뭣인지도 잘 정의되지 못한 상태다. 노력방향은 알 만한 것 같다. 즉 한글을 뗐다면 한글로 된 책을 그 의미는 잘 모르더라도 최저 한도로 보자마자 소래내어 읽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추첨 자료 낭독 때문에 참가자가 감소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은 기우임이 밝혀졌다. 낭독 경연 참가자가 역년 최다로 30명에 달한다. 결국 낭송ㆍ낭독 참가자수는 46명이나 된다. 물론 수업에서 학생들의 낭독을 중요시해야 하고 학생들이 한글을 소리내어 읽음을 중요시해야 하겠다는 것을 깊이 각오하게 되었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가 따라가야 한다. 유아반 수업에서 듣기ㆍ말하기ㆍ외우기를 착실히 시행하고, 초등반 수업에서 자음자(19자), 모음자(21자), 받침자(27자), 음절자(11172자), 단어, 단어결합 및 문장의 낭독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1년 정도면 학생들이 한글로 된 책을 대체로 소리 내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는 늦어도 3학기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연구와 실험을 거쳐야 할 것이다. 특히 담임 교사는 학생들이 높은 소리로 “따라 읽기”를 많이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역년 최대 규모인 2023 낭송ㆍ낭독대회가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 성대한 모임에 기여한 모든 분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하는 동시에 모든 분들이 나름대로의 보람을 느끼길 기원한다.
2023년 6월 1일
박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