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6. 이삭줏기, 이삭주이, 이삭줍기

    PROFESSOR COLUMN교수칼럼

MG6. 이삭줏기, 이삭주이, 이삭줍기

박창근 0 676 2022.05.21 23:01

MG6. 이삭줏기, 이삭주이, 이삭줍기

 



단어는 실생활에서 쓰인다. 중국 조선족 사회에서 “이삭줏기”와 “이삭주이”는 구어로 두루 쓰인다. 한국에서는 “이삭줍기”가 쓰인다. 사전에 수록된 상황을 보면, “이삭줏기”는 한국어 및 조선어 사전 모두에 수록되지 않는다. “이삭주이”는 조선과 중국에서 조선어 사전에 수록되어 표준어로 취급되지만 한국에서는 북한 방언이라 한다. 한국어 사전에 록된 것은 “이삭줍기”다. 표준 한국어로는 “이삭줍기”만 인정한다는 것이다. 동사를 보면 한국에서 “줍다”는 표준어로 인정하지만 “줏다”는 방언으로 취급한다. 


 d69509c5f023e70cb2a407ff4d31f41e_1653144969_4488.png                 d69509c5f023e70cb2a407ff4d31f41e_1653145180_7159.png
 

이렇게 “이삭줍기”는 언어학적으로도 간단하지 않지만 사회학적으로는 더욱 복잡하다. 위의 유화는 프랑스 화가 프랑수아 밀레 (Jean Fransois Millet, 1814~1875 년)가 1857년에 그린 작품이다. 당시 이삭줍기는 농촌 극빈층에 대한 농장주의 일종 혜택이었다. 물론 수많은 농민들의 굶주림은 이삭줍기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생동한 그림을 보노라니 “3 년 재해” 시기의 한 이야기가 머리 속에 떠오른다. 한 시골 할머니가 부녀(婦女) 간부로 일하는 며느리의 체면을 고려하여 동네 사람들이 깨어나기 전에 주먹밥을 허리에 차고 논이나 밭으로 이삭 주으러 떠나 하루 종일 이삭줍기를 하고는 저녁이 늦어 밖에서 나다니는 사람들이 없을 때에야 이삭 주머니를 머리에 이고 집에 돌아오곤 하였다. 재해 극복에 큰 도움이 되었단다.

 

이제 우리말글 이삭줍기가 우리말과 전통문화의 전승에 기여하기를 기대하여 본다.

(20220218, 박창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