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o28. 肺炎의 우리말 표기
肺炎에 대응되는 한국어는 뭘까?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혼란에 빠져 있는 때라 肺炎에 대응되는 우리말 표기에 관심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이건 쉽지 않은 것 같다.
언젠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학교에서 “폐렴”이란 단어를 처음 배울 때 선생님은 “폐염”이 아니라 “폐렴”임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당시 연변에서는 肺炎을 보통 “폐렴”이라 하였다. 그런데 며칠 전 어딘가에서 “페염”이란 단어가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연변? 조선?
다시 찾아보려 애썼으나 ‘흘러 간 물’이라 찾을 수 없었다. 사전을 찾아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4가지 가능성이 있어 ‘페염’, ‘폐염’, ‘페렴’, ‘폐렴’을 모두 찾아봤다. 이들 우리말이 수록된 사전은 아래와 같다(내가 갖고 있는 사전에서 이러하였다는 것이지 모든 사전이 이러하다는 것은 아니다).
페염: 중국 조선어 사전, 조선 문화어 사전.
폐염: 소련 조로 사전; 한국어 사전, 단 폐렴의 “원말” 또는 “잘못”이라 함.
페렴: 한, 중, 조 모두에서 찾지 못함.
폐렴: 한국어 사전.
그리고 인터넷에서 한 네티즌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집을 보면 1판(1977년)에서는 '폐염(肺炎)'이었다가 2판(1983년)에는 폐렴과 폐염이 둘 다 올라있고, 3판(1992년)에는 폐렴(肺炎)으로 통일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肺는 ‘폐’고, 炎은 ‘염’인데 肺炎의 발음은 이렇게 복잡하다. 결과적으로 표준 한국어에서는 ‘폐렴’이 유일한 정답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는 라틴어 cŏróna의 우리말 표기이고 영어로는 corona라 쓰며 ‘왕관’을 뜻한다. 현재 한국에서 보통 말하는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준말이고, WHO에서 정한 공식 명칭은 ’COVID-19’다. 그런데 남에서는 ‘코비드일구’라 읽고 북에서
는 ‘코비드십구’라 읽는단다. 어쨌든 언제 어디서나 상대방과 뭔가 좀 달라야 직성이 풀리는가 본다.
(20220330, 박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