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화동조선족주말학교 장기자랑 모임 성료(3)

제11회 화동조선족주말학교 장기자랑 모임 성료(3)

박창근 0 1,807 2022.11.15 03:10

11회 

화동조선족주말학교 

장기자랑 모임 성료(3)

 

 

△ 소주희망분교 장기자랑 모임(10월 29일)

 

소주(蘇州 중국에서 “인간천당”, “동방의 베니스”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도시다. 소주의 고전 정원이 아직도 소주의 가장 중요한 멋을 보여 주고 있지만 개혁개방 후 소주의 비약적인 발전은 도시 인구가 上海,北京,成都,廣州 다음이라는 데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소주는 우리 주말학교가 가장 먼저 상하이 밖에 분교를 개설한 도시다. 우리 주말학교가 개설된 이듬해인 2012년 3월에 소주2012반이 설립되었고 후에 소주분교 발전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주분교는 장기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였고, 본부에서도 여러 모로 노력하였지만 한계가 있었다.

 

2016년에 이르러 소주의 다수 조선족 학부모들은 자녀의 우리말글 교육을 위한 간곡한 염원을 담아 새로운 주말 교육 기관 설립을 갈망하였다. 당시 나는 한 지역에 두 개 조선족주말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자칫하면 형성 중인 조선족 사회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미 주말학교가 개설되어 있던 닝버, 가흥 등 지역에서 화동조선족주말학교는 이들 지역에 새로 별도의 분교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말학교와 합병하여 분교로 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소주에서도 이미 소주분교 있는 상황에서 다른 주말학교를 세울 경우 자칫하면 소주 조선족 사회의 분열이 발생할 있겠다고 판단하여 처음에는 소주 조선족 자녀들의 소주분교 입학을 추진하기로 하였지만 소주분교가 이미 민심을 잃은 상태여서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당시 가장 가슴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다년간 소주분교 학생수가 몇 명밖에 안 되어 학기마다 수십 명 조선족 어린이들이 우리말글 배울 기회가 없어 방황하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소주분교가 이미 명존실망(名存实亡)한 상태라 새로운 분교 설립에 동의하고 지지하는 것이 정도라 생각하게 되었고 2016년 8월 화동조선족주말학교 소주희망분교 개설되었다. 기존 소주분교 구별하기 위하여 희망이란 글자를 추가하였다. 소주분교의 휴교 가장 중요한 원인이 학교 운영진이 자기들의 본업이 다망하여 소주분교를 돌볼 시간과 정력이 없어서였기 때문에 언젠가는 주말학교 교육을 중요시하여 재기할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하였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당시로서는 아주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소주 조선족 사회의 분열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행이다.

 

원인은 새로 설립된 소주희망분교 운영진이 높은 열정과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주희망분교는 설립 후 급성장하여 수년전에 이미 규모가 가장 큰 분교가 되었다. 근년에 코로나19 때문에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이번 장기자랑에서 볼 수 있다시피 여전히 생기가 넘치고 있다. 소주희망분교 운영진은 주말학교 운영에서 분교장, 교사 및 학부모 대표로 구성된 운영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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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소주희망분교 개교 6주년이다. 올해 장기자랑 모임은 작년 5주년에 코로나19로 인해 쌓인 한을 한꺼번에 푼 것 같다. 소주희망분교의 이번 장기자랑은 2020-2022년간 분교 장기자랑 모임 중에서 규모가 제일 크고 내용도 제일 풍부한 장기자랑 모임이다. 참가한 학생 52명, 참가자 전체는 177명이다. 어린이들, 교직원들, 학부모들과 노인들이 함께 한 문예공연과 체육경기를 통해 우리는 하나임을 보여주는 대잔치였다. 이런 분위기는 어린이들의 우리말글 학습을 지지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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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흥분교 장기자랑 모임(11월 13일)

 

소흥분교라는 이름을 들을 나의 머리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교사. 장동진 분교장이 2013년 초부터 소흥에 주말학교를 세우려고 노력하였지만 거의 2년간 우리말글을 가르칠 교사가 없어서 소흥분교 설립은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였었다. 더군다나 소흥에 있는 절강월수외국어대학에는 세계에서 학생수가 제일 많은 한국어학과가 설치되어 있는데 2014년 11월 소흥분교가 설립될 때 유일한 교사는 모 대학교 조선족 학생이었다.

 

시작은 이렇게 힘들었지만 끈질긴 노력은 성공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학생 모집이 늘 힘들었는데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 학기에 3개 반에 학생이 12명이던 것이 이번 학기에는 3개 반에 학생 21명으로 증가하였고, 그중 소흥2022반은 학생 13명, 전 화동조선족주말학교 60여 개 학급 중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학급이 되었다.

 

올해 장기자랑도 코로나19의 교란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11월 13일에 하기로 했는데 또 날씨가 여의치 않아 실내 활동으로 변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참가 학생은 12명, 학부모와 교직원 13명, 전체 참가자는 25명에 그쳤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개최했다는 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소흥분교는 여전히 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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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흥분교 장기자랑 모임 참가자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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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문 일가 춤노래: 고향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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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흥2022반: 손유희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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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 수도관 잇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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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 팔딱팔딱 카드뒤집기


맺음말

 

올해 장기자랑은 정말 힘들게 치렀다. 상하이 본교는 당시의 7개 학구가 모두 참가하였고 절강성과 강소성에서는 5개 분교가 참가하였다. 참가자 수는 본교 210명, 분교 340명, 도합 550명 정도였다. 우리는 또 한 번 우리 민족은 자랑거리가 있는 민족임을 과시하였다. 장기자랑을 통하여 우리 민족 어린이들은 기가 자라고 자부심이 커진다. 장기자랑 모임이 해마다 거르지 않고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자란 기와 커진 자부심으로 어린이들은 우리말글 공부와 전통문화 전승에 더욱 힘쓰게 된다.

 

//끝//

{사진을 제공해 준 각 학구 및 분교에 감사한다.)

(20221114,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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