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공간 작고, 도서 너무 많아”
우리 도서관에 한글 도서가 많은 것은 자랑거리였다. 조선족 민간 도서관으로 아마도 강남 지역에서는 제일 큰 것 같다. 각계 인사들이 지원한 결과다. 사정에 의해 코로나 범람 전인 2019년 8월 대부분 도서를 쟈딩으로 옮겼고, 코로나 범람 기간인 2020년 12월에는 나머지 도서 및 기타 물품을 숭쟝에서 쟈딩으로 옮겼다.
지난 4년여 동안 처음에는 코로나로 인해, 후에는 일손이 부족하여 도서 수량 등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였고, 특히 지난 수년간 증가한 도서 수량을 점검하지 못하여 도서관 공간 크기와 도서 수량 사이 관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나는 이대로 방치하였다가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4월 17일부터 5월 1일까지 10여 일 동안 도서관 도서 및 기타 “가장집물”을 정리해 보았다. 이 동안 4월 19일 제16회 교사연수회를 위한 무석 출장, 4월 21일 남경분교 설립을 위한 온라인 회의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날마다 숭쟝다쉐청과 마루 사이를 오갔다. 편도로 2시간씩 걸렸다.
우선 박스 안에 있던 교재를 전부 꺼내 놓았다. 3층 교재는 3층에, 4층 교재는 4층에 쌓아 놓았다. 다음으로 “가장집물”을 분류하여 보관하기로 하였다. 아래의 사진으로 보기로 하자.
(1) 교과서는 주로 4층 남칸 책장과 3층 도서실에 쌓아놓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책들을 다른 데로 옮겨야 했다.
4층 남칸 책장
(2) 교사용 지도서는 주로 4층 책장에 쌓여 있다.
4층 북칸에 있는 교사용 지도서
(3) 워크북은 주로 3층과 4층 책장 옆에 쌓아 놓았다.
(4) “가장집물”의 분류
가. 다년간 사용하지 않은 4층 “화장실”을 창고로 사용하여 많은 물품을 보관하였다. 긴 테이블 3개가 활용되었다.
장구 등과 체육용품들
나. 4층 남칸에 물품 존. 아랫 사진의 맞은 켠과 왼쪽 켠에서 볼 수 있다. 전등도 도수를 높였다.
다. 3층 “옷장”에 장구, 무용복, 투호 등을 넣었다. (사진 없음)
(5) 4층 남북 칸에 각기 의자 4-5개 놓을 수 있는 활동 공간이 생겼다.
북칸에 있는 공간(언젠가 사진 찍어 올리겠다)
북쪽 칸에는 의자 5개를 놓아도 여유가 있어 보인다. (일하는 장면, 의자 밑에 댄 천이 싹아서 검정 가루나 조각이 되어 부슬부슬 떨어진다. 이번에 모두 제거해 버렸다.)
◐ 도서관 공간이 이미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음을 절실히 느꼈다. 많은 도서들은 세워놓지 못하고 쌓아놓았다. 책장이 부족한 것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책장 놓을 자리가 없는 것이 문제다.
4층 남칸에 쌓여있는 도서들
북칸 저 멀리에 보이는 책더미
◐ 새로운 도서를 들여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이미 있는 일부 도서를 “처리”해야 한다. 특히 최근 년간에 성인 도서가 대폭 증가하였다. 일부 성인 도서부터 “처리”해야 한다. 우선 성인 도서와 어린이 도서를 분리해야 할 것 같다.
◐ 교재 주문 종류와 수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게 주문하거나 한동안 주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일부 교과서는 우리말글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보조 교재로 발급할 수도 있겠다. 일단 현재 있는 각 학년 교재의 종류 및 수량을 집계해야 한다.
◐ 여남 도서는 우선 수요하는 학구/분교/한글코너에 보내려 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요하는 개인들에게도 보내려고 한다. 수요되는 분들이 도서관에 직접 와 보고서 결정한다면 더욱 좋겠다.
◐경고. 4층에서 일할 때는 꼭 봐야 한다. 4층 “천정”은 한 평면이 아니다. 쓨ᆞ쓬ᆞ 쎣 등 이상한 모양이어서 수시로 머리를 거기에 부딪치게 된다. 주의하느라 하였는데도 이번에 날마다 10번 정도 부딪친 것 같았다. 지금도 손으로 머리를 만지면 부딪쳤던 자리가 아파난다.
◐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한글 도서가 중국 어디에나 많은 것은 아니다. 2년전 모 학교 도서관에서 쫓겨난 책들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모 교사가 보내 온 것인데 그 분은 이 책들이 폐지 취급당할까 걱정되어 혹시 화동조선족주말학교 도서관에서 수요하면 보내드리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책들이 이 정도로 많이 읽혔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동북에 있는 주말학교를 몇 곳 소개해 드렸는데 결국 이 도서들은 그중 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언젠가는 호소절에서도 한글 도서가 소중해질 것이다.
영원한 기념
이제부터 “도서정리” 하는 거대한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다. 사람이 살아있는 한 일은 그칠 줄 모른다. ㅁㅁㅁ
(20240502, 박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