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학기 유아반 학생 모집 중요시해야
설레는 가슴으로 경연 시작을 기다리는 어린이들(20230611)
유아반 학생수의 급감
위의 사진은 지난 6월 11일 상하이에서 열린 2023 조선족 어린이 낭송낭독대회 본선 경연 현장 모습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서 코로나 사태 이후 새로이 진작되는 주말학교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 유아반 학생 16명이 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전의 유아반 학생수와 현재의 유아반 학생수를 비교하면 결코 낙관할 수가 없음을 알 수 있다(표1 참조). 초보적인 통계에 의하면 우리학교 2023-1학기 유아반 총 학생수는 68명이다.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코로나 영향을 받기 전의 2019-2학기 유아반 총 학생수 83명과 비교하면 적지 않게 줄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유아반 학생수가 각기 17명인 항주분교와 소주희망분교를 제외하면 49명밖에 안된다.
상하이 본부, 절강성 분교 및 강소성 분교를 비교하여 보면 절강성 분교들이 당 기간내에 유아반 학생이 24명에서 22명으로 줄었고, 강소성 분교 유아반 학생은 27명에서 37명으로 증가한 데에 비하여 상하이 본부 유아반 학생은 32명에서 9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하나의 위험한 신호다. 참다운 대책이 있어야 한다.
유아반 운영: 성공과 문제점
우리학교는 초창기부터 소수 유치원 어린이들이 입학하여 초등반에서 공부하였다. 5살짜리 어린이들도 좀 있었다. 그런데 교사들이 5살짜리 어린이들의 가장 큰 약점이 연필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초등반 입학 나이는 6살부터로 하였다. 5살짜리 어린이가 입학하려 할 경우 그의 능력을 테스트하고 문자 공부가 가능하겠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접수하였다.소학교 고급학년이면 중학교 진학을 고려해야 하고, 중학교 3학년이면 고등학교 진학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소학교 시절이 우리말글 배우기에 제일 적합한 시기라 판단되어 애들이 되도록 일찍이 초등반에 입학하도록 하면서도 너무 일찍이 입학하여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되도록 피면하려고 하였다.
말하기와 문자학습 양자 중 처음에도 말하기와 듣기를 강조하였지만 교사나 학부모들은 자연적으로 문자학습에 편중하였다. 학교에서는 수년 후 어린이들이 한글을 읽고 쓰기는 어느 정도 하지만 말하기는 여전히 너무 안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학부모들도 이것을 유감스렇게 생각하였다.
학교에서는 2016년에 정식으로 유아반을 모집하기로 결정하고 학생 모집을 시작하였다. 당시 한 민족어의 자연 발생적 진화 과정이 ‘선(先) 음성 언어 후(後) 문자 언어’인 것처럼 한 인간의 언어 학습 과정도 ‘선(先) 음성 언어 후(後) 문자 언어’이므로 우리글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우리말을 좀 가르치려고 한 것이었다. 유아반 신설 결정은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았다.
유아반 운영은 성공적이어 어린이들은 우리말하기와 듣기, 우리민족 전통 예의범절, 노래와 춤, 율동 등의 배움에 아주 적극적이었다. 수업시간에는 거의 우리말만 하는 등 우리말 배움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기도 하였다. 상하이 본부에서는 2019년에 이르러 유아반 학생이 32명이나 되었고 호ㆍ소ㆍ절 전체 유아반 학생수는 83명으로 늘었다.
유아반의 성공적 운영은 초등반 학생 모집에도 도움이 되었다. 유아반을 ‘졸업’하고는 직접 초등반에 입학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유아반을 다닌 어린이의 경우 초등반에서의 문자 학습에도 잘 적응하여 나갔다. 하지만 본부 유아반 운영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폭로되기도 하였다.
첫째, 유아 사범을 다녔거나 조금이라도 시간 여유가 있는 교사들은 성공적으로 수업을 할 수 있었으나 다수 교사들에게는 유아반 수업이 아주 힘들었다.
둘째, 적합한 교과서가 없는 것이 하나의 큰 애로점이었다. 재단에서 제공한 교과서는 우리말을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셋째, 유아반 수업에 적합한 교실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 다수 교사들은 유아들의 특징에 맞게 수업하려 해도 거의 불가능하였다.
넷째, 코로나 유행 기간에 정규 유치원 수업 및 학원 수업도 온라인으로 하고 한글주말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하여 학부모들은 어린이들이 전자파에 너무 많이, 너무 오랫동안 노출됨을 우려하게 되었다.
다섯째, 전통적인 조선족 집거지역 전일제 학교에서 우리말글 위상의 하락은 조선족 산재지역 우리말글 주말학교 학생들의 우리말글 학습 적극성에 타격을 가하였고 학부모들의 우리말글 교육 적극성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이러한 원인으로 지난 3년간 본부 유아반 운영은 크게 위축되었다.
2023-2학기의 새로운 도전
올해 초부터 우리는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주말학교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였었다. 그러나 2023-1학기 상황은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유아반 학생수는 감소하였고 교사진은 불안정하였다.
원인은 뭣일까?
위의 다섯 개 원인 중 넷째는 제거되었지만 학원 교육의 활성화로 인한 어린이들의 선택지 증가로 주말학교 유아반 학생수가 감소하였고, 교사들이 본업으로 근무하는 직장 운영 상황의 호전으로 교사들의 주말학교 사직이 증가하였다. 한글주말학교 유아반은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되었다. 이에 몇 가지 제안을 한다.
1) 조선족 어린이들의 우리말글 학습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특히 유아들의 우리말 학습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학부모들이 깊이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2) 인간의 사회적 교류 수단으로서의 언어는 인간 상호 간의 교류 속에서 배워야 하므로 일대일 교육이나 가정 교육보다 학교에서의 학습이 더 유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모든 학구/분교에 유아반을 개설하는 것이 필요된다.
3) 유아들의 특징에 맞는 교수법을 도입해야 한다. 억지로 유아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느라 할 것이 아니라 ‘놀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애들이 유아반에서 놀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노는 것이 재미 있음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애들 상호 간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경쟁 기제의 도입은 애들이 에너지를 우리말 학습에 집중하도록 하는 중요한 조치다. 어떤 단어를 아는가 모르는가의 경쟁, 어떤 단어를 먼저 말하는가 후에 말하는가의 경쟁 등이다. 예하면 수수께끼 풀기는 아주 좋은 놀이로서 유아반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5) 우리학교 유아반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교과서가 없는 상황에서 담임 교사들이 학생들의 실제에 부합되는 수업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된다. 유아반 교사들이 서로 교류 협력하여 교재(문자 자료, 동영상 자료 등)를 만들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다운하여 사용할 수 있다.
6) 가르치는 단어의 선택에서는 사람의 신체 부위 명칭, 일상 생활 관련 용어 및 용품, 인간 상호 관계 용어 등을 선택하여 날마다 사용하거나 연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숫자의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 나이, 시간, 돈 계산 등에서 숫자는 가장 중요한 단어다.
7) 애들이 높은 소리로 낭송하기 좋아하는 동요나 노래를 가르쳐주고 애들을 데리고 윷놀이 등 유희를 노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한족 애들이 唐诗의 뜻을 잘 모르면서 외우는 것처럼 우리 어린이들이 동요 동시 등을 뜻을 잘 모르면서 높을 소리로 외우도록 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리고 윷놀이는 3살짜리 애들도 놀 수 있으므로 유아반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서 관건은 모든 윷놀이 용어를 우리말로 하는 것이다.
8) 유아반 교사 모집, 유아반 교사 연수 등을 통해 유아반 교사진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2023 낭송ㆍ낭독대회 유아반 낭송 경연에서 항주분교가 금ㆍ은ㆍ동상을 각기 1개씩 수상하였는데 그들의 선진 경험을 잘 총화할 필요가 있다. 유아반 교사 위챗방이 있는데 잘 활용하기 바란다.
맺음말
현재 유아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학생 모집이다. 학생 모집이 안되면 위의 담론은 모두 나무아미타불이다. 2023-2학기는 9월 2일부터다. 각 학구/분교에서는 학구장/분교장이 유아반을 직접 챙겨 지금부터 노력하여 유아반 신설, 유아반 편입생 모집, 유아반 교사 모집 등을 추진하여 성공하기 바란다.
(20230711, 박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