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푸른 5월이 지나
오늘은 어린이들의 세상이다.
장장 6주간의 코로나로 인하여 수업을 일시정시했다가 수업이 회복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아이들이 고대하던 어린이날을 맞이 하였다.
비록 어린이날이지만, 고향 멀리 떠나 있는 우리 조선족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흔히 먹는 물만두를 직접 만들기로 하고 주방에서 준비의 손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몇몇의 부모님이 자원하셔서 밀가루 반죽과 소를(소가 무슨 뜻?) 미리 준비해주셨다.
우리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엄마가 준비한 예쁜 한복을 입고 등교 하였다. 당연 눈치가 아주 빠른 아이들은 오늘 명절을 맞이하여 무슨 활동이 있을거라고 짐작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 선생님들이 비밀로 하였기에 궁금한체 눈만 말똥말똥해서 두리번 두리번 살피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듬뿍 안고 선생님의 “수업 시작!”과 함께 오늘의 일과가 시작되었다.
먼저는 30분동안 “감사의 언어” 시간에는 이번학기 명언 쓰기 주제를 완성하는 것이였다. 오늘의 명언은 하버드 대학교 도서관에 붙여 있는 명언 중 하나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를 열심히 쓰는 동안 선생님은 오늘의 활동주제와 관련된 단어들 “어린이날”, “6월1일”, “선물”, “축하합니다”, “오늘”, “즐겁다”, “물만두”, “빚다” 등 미리 준비된 카드를 칠판에 붙여놓았다.
우리 아이들이 명언을 예쁘게 다 쓴 후 머리를 들고 칠판에 글을 보며 어떤 아이들을 읽고, 어떤 아이들은 옆에 아이가 읽는 것을 따라 읽기도 했다. 선생님의 단어 해석을 들으면서 아주 똑똑한 우리 아이들은 이미 오늘 활동이 물만두 빚는다는 것을 눈치 채였다.
새로운 단어와 다 익힌후 지정된 시간에 손을 깨끗이 씼고 우리는 활동실로 옮겼다. 활동실 문이 열리자 우리 아이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여러가지 색 풍선과 “즐거운 어린이날” 이라고 쓰여진 간판이 우리 아이들을 맞이 하였다. 각 테이블마다 해당한 반의 이름, 밀가루 반죽과 초록색 띄는 시금치가루 반죽 및 소가 준비되어 있었다. 각기 자기반 이름이 씌여진 책상에 마주 앉은 아이들은 각 반급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두 손으로 직접 물만두를 빚기 시작하였다.
제일 어린 4~5세반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선생님의 가르쳐준대로 만두를 빚어보지만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포기하지 않고 원형, 내모 삼각 등 여러가지 모양으로 소를 넣고 만두를 빚고 있었다.
조금 큰 6~8세반은 만두를 빚으면서 “이건 내것, 이건 아빠것, 이건 엄마것” 하면서 가족을 잊지 않고 여러개를 만들고 있었다. 역시나 사랑으로 꽉찬 우리 아이들 이였다.
제일 큰 9세~11세반은 어른인양 아무말 없이 꾸준히 만두만 빚고 있었다. 선생님들과 부모님 눈에는 두말할것 없이 어린반 아이들과 다름없는 아이지만, 동생들 보는 앞에서는 묵직하게 무게를 잡는듯 한 모습이 너무나도 대견했다.
각자 나름대로 빚은 완성품을 선생님과 부모님들이 주방에 가서 삶는 동안 우리 아이들은 준비된 어린이날 영상을 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물만두가 동동 뜨면 찬물을 끼얹고 또 팔팔 끓는 물에 만두가 동동 뜨면 또 찬물을 끼얹고 세차례 찬물을 끼얹고 물만두는 다 익히고 동그란 접시에 담아서 아이들의 상에 올려졌다.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잽싸게 하나를 집어서 호~호~불며 먹기 시작하였다. 평소에 편식하던 아이, 식사가 엄청 느리던 아이, 수저를 잘 사용하지 못하던 아이.. 오늘은 이런 아이들이 다 사라져 어디론가 사라지고 모양이 어떻든 만두소가 고기든 야채든 관계없이 냠냠 잘 먹는 아이들로 변해버린 것이다. 역시나 자기손으로 직접 만든 모든것이 맛났던 모양이다.
손과 얼굴에 밀가루를 묻힌채 해맑게 웃으며 만두를 맛나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선생님들은 너무나도 뿌듯했다. 날이 점점 더워지며 꽃들이 만발하는 봄이 지나 간 듯하지만 주말조선족학교에 있는 동안만큼은 우리 아이들 마음속 꽃과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사작성: 2022년 7월 9일 이우분교 통신원 서해남
최종수정: 2022년 7월 9일 편집위원 김선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