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분교 방문기

남경분교 방문기

박창근 0 815 10.29 05:39

남경분교 방문기

 

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151506_9542.jpg 남경 완다몰에서 만난 남경분교장, 2024반 담임교사, 학부모회장, 그리고 4명 학생 (20241027, 전은종 촬영)

1. 드디어---4명 학생

수년전부터 시도한 남경분교의 설립 노력, 올해 초부터 본격 추진해 온 남경분교 설립작업(참조:https://www.wrm.kr/v1/board.php?bo_table=i1&wr_id=401&page=2,남경분교 설립 추진 중)의 결과로 915일 남경분교가 드디어 개학하게 되었다.


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151674_3667.jpg
915일 남경분교 개학 수업 

 

남경분교 설립이 확정된 원래는 2021년 항주분교 설립 때처럼 성대한 설립식을 기대하였었지만 박영매 분교장의 결정으로 모든 경축행사는 생략되고 915일 남경2024반은 직접 수업을 시작하였다.학생이 4명 뿐이라는 것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감을 느꼈던 같다.  

 

학생 4! 의미 있는 숫자다. 1916년 상해인성학교가 출범할 때도 학생이 4명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상해인성학교가 파란 곡절을 겪다가 19812월 폐교될 때도 학생이 4명이었다. 그런데 그 승계학교로서의 상해한국학교는 1999년 출범할 때부터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지 않는가. 남경분교도 비록 4명으로 시작하였지만 언젠가는 커질 거라고 확신한다.  

 

2. 방문 준비

남경분교가 설립되어 이미 1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가보지 못한 것은 그냥 미안하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1019일 박영매 분교장한테 다음과 같이 통지하였다.

 

10월 27일 남경분교 방문 예정,

14:00-15:00 수업현장 참관,

15:00-16:30 분교장ᆞ교사ᆞ학부모회장 좌담회.


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152859_0699.jpg
박쌤의 동의를 거쳐 나는 전은종 사장(자문위원회 위원)과 함께 갈 준비를 하였다. 우선 화동조선족주말학교 소개, 학부모의 역할, 주말학교 교사의 직책 등에 대한 발언 자료 준비, 그리고 제5회 학부모회장 연수회 자료집(2023), 16회 교사연수회 자료집(2024), <표준한국어 규범자료집> 등을 갖고 가기로 하였다.

 

3. 남경남---완다몰

남경은 중국 역사상 아주 중요한 도시다. 남경이라 하면 명나라, 대평천국, 중화민국, 남경대학살, 강소성 성도, 북경과 상하이 다음으로 유명한 고등교육도시 등의 이미지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남경분교는 어디에 자리잡고 있을까? 어떻게 찾아갈까? 온라인에서의 검색과 남경분교장의 도움을 받아 남경남역에 내려 그 동북쪽에 있는 완다몰로 가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리는 30여 킬로미터, 지하철로 70여 분, 택시로 30여 분 소요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남경남역, 중국에서 제일 큰 기차역이란 말이 있듯이 정말 방대한 규모였다. 그리고 남경분교가 둥지를 튼 완다몰은 남경남역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단다.

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151852_3378.jpg
남경남역---중국 최대 기차역 

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151960_3249.jpg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152027_8088.jpg 

남경남역에 도착한 박창근 학교장, 전은종 자문위원

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210309_1569.jpg
완다몰에 자리잡은 남경2024 

완다몰이란 별로 멋있는 건물은 아니었지만 정말 웅장한 건물이었다. 남경분교가 이 건물 안에 있다고 하니 어는 정도 놀랍기도 하였지만 불안감도 느껴졌다.  

 

4. 남경2024반 수업 진도

박해영 담임교사는 한국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는 분이었고 강의 준비도 참답게 하여 수업 교과서 내용에 종이접기, 노래듣기 등을 곁들여 학생들의 정서를 조절해 나가기도 하였다.  

 

우리학교 초등반은 보통 단원을 번에 가르친다. , 송여영 교사가 맡은 푸둥2023반은 한 번에 한 단원씩 가르친다. 남경2024반은 학생들 나이가 12-14세이기에 수업진도가 좀 빠를 수 있겠다고 생각되어 물었더니 보통 한 번(두 시간)에 한 단원씩 나간다고 하였다. 이미 6단원을 가르치고 있으니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업시간 중 교사도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들도 열심히 배운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152218_6972.jpg
열심히 공부하는 4명 학생 

 5. 좌담회---1단계

수업을 시간 들은 나하고 전은종 사장, 박영매 분교장, 전하영 학부모회장은 자리를 옮겨 좌담회를 열었다. 주로 내가 우리학교 소개, 학교 4대 행사, 학부모의 역할 등에 대한 학교의 희망사항을 전달하였다.

 

나는 주말학교의 특수 구조에서 매주 교사의 수업은 2시간, 그외의 우리말글 교육은 학부모가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우리말글을 배워내려면 학부모의 동참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나는 아래의 몇 가지를 강조하였다.

 

①가정에서 부부간에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 이것은 가정내에 우리말 환경을 조성하는 가장 중요한 조치이다.

②부모는 자녀와 우리말을 해야 한다. 부모가 우리말을 하고 자녀가 한어를 사용하더라도 부모가 우리말을 하는 것은 자녀들의 우리말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③학부모는 자녀의 숙제 완성 상황을 검사하고 지도하여야 한다.

④학부모는 날마다 또는 경상적으로 자녀에게 한글 그림책을 읽어주어야 한다. 시간이 없어서 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있을 있는데 하루에 4-5분씩 읽어주면 된다. 한 학기에 한두 책, 또는 서너 책 읽어주면 된다.

⑤자녀의 우리말글 학습에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 조치와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예하면 윷놀이, 동영상, 글투, 티부이 등을 이용할 있겠다. 그리고 조선족 모임 등에 참가하여 자녀들이 실 생활 속에서 우리말글의 실용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 좌담회---2단계

박해영 교사가 수업을 마치고 합류하자 좌담회 주제는 교사에 대한 내용으로 바뀌었다. 주말학교는 주말에 한 번씩 수업하기에 수업 시간이 주말학교 교육에서 얼마나 보귀한가는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수업시간의 일분 일초가 보귀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보귀한 수업시간을 잘 이용하겠는가?

 

①학생은 지각ᆞ조퇴ᆞ결석이 없어야 하고 강의를 열심히 들어야 한다.

②교사는 강의준비를 잘 하여 수업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③교사는 수업할 때 되도록 우리말 수업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④따라읽기, 받아쓰기, 단문짓기, 그림책 읽어주기 등을 꾸준히 진행애야 한다. 

⑤우리말 단어 뜻을 설명할 때 되도록 실물ᆞ그림을 이용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번역어를 제공한다.   

 

7. 맺음말

오늘 나와 전은종 자문위원은 숭쟝 역에서 만나 고속철을 타고 남경남역으로 갈 계획이었. 아침 6시 경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지하철 9호선 숭쟝다쉐청 역에서 8시 경에 차에 올랐다. 그런데 나는 차안에 들어서자마자 맞은 켠에 전은종 사장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도 차안에 들어서는 나를 발견하였다. 우리는 모두 깜짝 놀랐다. 어쩌면 이렇게 만날 수 있는가? 확률이 거의 0에 가까운 만남이다. 이렇게 이날 남경행이 시작되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어 오후 5시에 우리는 완다몰에서 남경남역으로 되돌아 오는 택시에 앉았다. 완다몰에 갈 때는 교통사정이 아주 좋았었는데 남경남역으로 돌아올 때는 교통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특히 남경남역 근처에 오니 교통은 더욱 붐비었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체크인할 정도였다.

 

20:01에 우리는 훙쵸 역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지하철 10호선-3호선-9호선을 갈아 타면서 전사장은 서산 역에 내리고 나는 다쉐청 역에 내렸다. 이렇게 지하철을 타는데 시간이 대단히 오래 걸린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집에 오니 10시 반이나 되었다.

 

피곤한 감이 들었다. 그러나 남경행이 성공적이어 기분이 좋았다. 남경분교가 4명에서 시작하여 4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한히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오래 전부터 보고 싶던 红墙图志 이미 도착하였다. 1949년 이후의 일을 적은 책이라 많은 부분은 내가 직접 겪은 일처럼 느껴졌다. 중국의 한 변강 산골에서 태어나 조그마한 시가지에서 살아 온 나와는 아무련 관련없이 발생한 일들이었지만 어쩌면 시대의 맥박이 통하였던 때의 일들이라 피곤함도 잊고 아마도 3-4시간 읽어본 것 같다. 아직도 의혹은 적지않게 남아있지만 일부는 이 책을 통해 풀린 것 같다. 

2dc431d9756db31927e23d912aa93b12_1730210059_234.jpg


시대는 정말 이미 멀리 지나갔구나. 그런데 왜 자꾸 뒤돌아 보게 되는지?!

(2024.10.28, 박창근)


추가: 남경분교와의 약속에 의해 한글 도서 300권을 보내주었다(11월 10일). 잘 읽히기 바란다. (20241201, 필자)

adc3a389d9ef74cc9c8cfff9b9a6b84f_1732985433_7579.jpg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