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산분교 재기 시작

곤산분교 재기 시작

박창근 0 1,877 2022.09.18 04:49

곤산분교 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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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917,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곤산(花都艺墅宝裕广场)으로 준비를 다그쳤다. 거기에 곤산분교 재기 위한 교사학부모 회의를 예약해 놓았다. 확정된 참가자는 7. 더 많은 분들이 참가하기를 희망했지만 구경 몇 명이나 참가할까.

 

어떻게 가는 편할까. 요사이 여러 번 고민해 봤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코로나에 대한 곤산지역 통제 방식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후 나는 주변 도시로 가 본 적이 없어 격리당하면 어쩌나 하는 근심이 태산 같았다. 택시로 가면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리지만 홀로 가는 걸음이라 혹시 격리되면 어쩌나 하여 포기하였다. 고속철로 가면 제일 편할 것 같았는데 하나는 운행 시간이 적합한 고속철을 찾기 힘들었고, 다른 하나는 역시 격리될까봐 포기하였다. 결국은 지하철을 선정하였다. 9호선을 타고 쉬쟈후이에서 11호선으로 환승하면 직접 화쵸에 도착 가능하다. 그 다음 택시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면 된다. 9시 숭쟝다쉐청 지하철역 출발, 1119분 화쵸서 택시 탑승, 1153분 목적지 근처에서 택시 하차, 길을 물어 12시 회의 장소 도착.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와 비슷하였다.

 

곤산에 가서야 코로나에 대한 근심 걱정은 완전히 부질없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검사가 없었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식사하려고 주변의 자그마한 음식점을 찾았는데 거기도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백문이 불여 일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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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2시간의 지하철 운행.

나는 지하철 안에서 오늘의 곤산행이 있게 됐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곤산분교의 연혁을 그려 보았다. (그리고 저녁에 기존 자료에 의해 다음과 같이 정리함)

곤산분교!

△ 2015년 3월 곤산2015반 설립, 학생 9명.

△ 2015년 9월 곤산2015-1반과 곤산2015-2반으로 개편, 학생 16명.

△ 2015년 10월 화쵸2015반 설립, 학생 11명.

△ 2016년 9월 화쵸2016반 설립. 학생 9명.

△ 2016년 12월 학생수가 38명, 아마도 그때가 곤산분교의 전성기였나 싶다.

△ 2017년 9월 곤산2017반 설립, 곤산분교 5개 학급, 학생 36명.

△ 2018년 3월 곤산분교는 곤산분교와 화쵸분교로 개편, 곤산분교 학생 23명.

△ 2018년 2학기 곤산분교 4개 학급, 학생 25명.

△ 2019년 2학기 곤산분교 3개 학급, 학생 29명.

△ 2020년 2학기 곤산분교 3개 학급, 학생 23명.

△ 2021년 1학기 곤산분교 2개 학급, 학생 18명.

△ 2022년 1학기 곤산분교 2개 학급, 학생 9명.

△ 2022년 6월 말, 김금실 곤산분교장 건강상 원인으로 사직, 분교 폐교 위기 임박.

△ 2022년 7월, 나는 전 곤산분교와 전 태창분교의 합병 방안 제시, 두 분교장이 합병협의서에 서명, 전 태창분교장이 새 곤산분교장에 취임.

△ 2022년 7월-9월, 곤산분교 곤산지역 교사ㆍ학생 모집 추진 시작, 별로 진전 없어.

△ 2022년 9월 14일, 한국인 조영희가 소주희망분교 한계영 교사의 추천으로, 조선족 남문희가 곤산 모 국제학교 한염화 교사의 추천으로 우리 교사인재풀에 등록.

△ 나는 곤산분교 재건을 위한 교사ㆍ학부모 회의를 9월 17일 개최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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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23분에 나는 위챗방에 내가 이미 도착했음을 알렸다. 1시 30분부터 하기로 한 회의인데 내가 좀 일찍이 왔기에 한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이번 회의 준비에 많은 수고를 한 지선이 아빠가 도착, 그는 5살짜리 딸애를 데리고 왔다. 우리말로 이름도 물어보고 나이도 물어봤는데 아빠의 도움을 받아 맞게 대딥하기도 하였다. 하나, 둘, ...참가자들이 늘어났다. 회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챈덩에 사는 건우맘이 좀 늦게 와서 우리는 기다리면서 서로 인사도 나누고 한담을 하였다.

 

회의를 시작하여 우선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각자가 자기 소개를 하도록 하였다. 남문희 교사는 곤산 우리말글 교육이 곤산 조선족 사회로부터 지지와 협력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신심과 가능성를 보여 주었고, 조영희 교사는 한국인으로서 장춘, 상하이, 천진, 곤산 등 지역에서의 경력을 소개하면서 조선족 어린이들의 우리말글 교육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하였다.

 

조미선 분교장은 예전의 많은 우려와 주저심을 버리고 곤산분교의 재건에 적극 참여하기로 결심하였음을 보여주었고, 한염화 교사는 자기도 향후 여건이 허락되면 직접 조선족 어린이들의 우리말글 교육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아주 인상적인 것은 지선이 아빠와 건우 어린이의 우리 주말학교에 대한 애착심이었다. 지선이 아빠는 만약 곤산에 주말학교가 없게 되면 지선이를 태창에 가서 우리말을 공부하도록 하겠다고 표시하였고, 건우맘은 자기는 너무 힘들어 포기할까는 생각도 하였었는데 건우가 너무 다니고 싶어하여 포기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 이제는 우리말글을 배우려는 어린이들이 부모들의 우리말글 교육의 사명감을 키우는 시대가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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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동조선족주말학교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기로 하였다. 방미선 교수가 만든 동영상을 보도록 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되어 회의 참가자들은 동영상을 10여 분간 보았다.

 

동영상을 보면서 제기된 문제들이랑 고려하면서 나는 아래의 사항들을 얘기하였다.

◐ 화동조선족주말학교는 현재 중국 대륙에서 제일 큰 우리말글 주말학교다. 중국에서는 홍콩한국토요학교에 버금가는 주말학교다.

◐ 이번 학기 학생수는 300여 명으로 상하이, 강소성, 절강성에 각각 100명 정도다. 지난 학기 코로나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전교 교직원과 학부모들의 끈질긴 공동 노력으로 이러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 조미선 분교장은 곤산학구와 태창학구에 대한 총체적 운영을 맡는 동시에 태창학구의 구체적 운영도 담당한다.   

◐ 곤산학구에는 이번 학기에 두 개 학급을 개설한다. 기존 학생 2명을 포함한 학급은 조영희 교사가 담임 교사를 맡고, 완전 신설 학급은 남문희 교사가 담임교사를 맡는다. 그리고 곤산학구의 구체적 운영은 남문희 교사가 맡는다. (남문희 교사는 곤산 조선족 협회도 조선족주말학교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 수업시간은 절대다수 학부모들의 편의를 고려하여 정한다. (토론 결과: 매주 토요일 오후 1:30-3:30분으로 함.)

◐ 교실도 곤산시 조선족 어린이들이 다니기가 가장 편리한 지역에 설치한다. (남문희 교사의 노력으로 이미 두 곳을 찾아놓고 고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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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산분교가 이번에 붕괴 위험에 처한 데에 대하여 나는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예전에도 담임 교사가 바뀔 때 그 학급이 해체되는 경우가 있었고 분교장의 사직에 의해 분교가 폐교 위기에 처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는 이들 학구나 분교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나는 곤산분교는 그렇지 않으리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결국 이번에 우리학교는 또 한 차례 곤욕을 치르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학교 운영에서의 중대한 교훈이다. 향후 이러한 비극 재현을 막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곤산에 조선족 인구가 적지 않음을 고려하여 곤산분교의 재건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였다. 교사 모집이 전혀 진척되지 않을 때에도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학기에 반드시 재건에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노력하였다. 결국 두 한 선생님의 도움으로 두 명의 신임 교사를 모집하게 되었고, 이제부터 시작되는 학생모집도 빠른 시일 내에 성공하리라 굳게 믿는다.

 

오늘 회의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자초지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고, 모든 참가자들은 회의가 끝날 때 곤산분교 조기 재건에 대한 신심으로 충만되었다.

 

이제부터는 실천이다. 우리의 능력은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귀가하는 데도 택시ㆍ지하철ㆍ버스를 이용하여 3시간 정도 걸려 오후 7시가 지나 집에 도착하였다. 저녁식사 후 한 잠을 자고 일어나 이 글을 썼다. 즐거운 하루. ]

 

(20220917,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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