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동조선족주말학교

2022-2학기 본교 개근상 시상식 환영사

안녕하세요.

우선 오늘 이 모임의 주인공인 수상 학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동시에 이 모임에 참석하신 귀빈 여러분, 그리고 학구장ㆍ교사ㆍ학부모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지난 3년간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여러분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참혹한 전쟁이었습니다. “이러다가는 인간이 다 망하지 않나?”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제 또다시 여러분의 웃는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결코 코로나 따위에 의해서는 멸종하지 않을 동물의 종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3년간 화동조선족주말학교도 수차례 준엄한 시련을 겪었습니다. 세계상 수많은 한글주말학교가 휴ㆍ폐교하는 와중에 저희 주말학교는 기적적인 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2019년 310명이던 학생수가 2022년에는 406명으로 증가하였습니다. 거의 100명 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신념과 의지와 분투의 산물입니다. 또한 저희 주말학교에 도움 주신 국내외 관련 기관과 개인의 후원의 결과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모든 후원 기관과 후원 개인에게 감사과 경의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 주말학교는 지난 3년간 본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한 한국 기업인의 후원으로, 2021년에는 복단대 출신의 젊은 조선족 여성 기업인의 후원으로 장학금을 지급하였으며, 2022년에는 상해애심회의 후원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첫 두 해는 우수상 및 개근상(皆勤賞)이 있었고, 2022년은 개근상만입니다. 이렇게 “개근”을 중요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 해석은 언어 학습에서 시간의 많고 적음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모종 의미에서 언어수준은 시간의 함수입니다. 저는 7개 언어를 배운 적이 있고 6개 언어로 글을 쓰거나 번역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각 언어의 수준은 그 언어에 쓰인 시간의 많고 적음에 의해 한 줄을 세울 수 있습니다. 시간이 제일 중요합니다. 상하이 모 명문대 한국어 학과 학생들이 4년간 한국어 수업시간은 1772시간입니다. 그런데 저희 주말학교 1년간 수업시간은 60시간입니다. 너무 적습니다. 그런데 증가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개근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학교 수업 외에 일상 생활에서 각종 방법과 수단을 다하여 자녀들이 우리말글을 보고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시간을 늘여야 합니다.

개근을 중요시하는 다른 하나의 이유는 “언어는 학교에 배우는 것이 자습하는 것보다 좋기” 때문입니다. 자습을 통해 외국어를 잘 배우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 큽니다.

“개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우승”한다는 것보다 더 힘듭니다. 첫째, 저희 학교 학생들은 학부모가 데리고 등하교하기에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건강해야 개근이 가능합니다. 둘째, 건강한 학부모는 보통 하는 일도 많은데, 학부모가 자녀의 우리말글 공부를 우선이나 차선 지위에 놓아야 개근이 가능합니다. 셋째, 학생이 우리말글 공부를 좋아하면 개근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넷째, 학생이 담임 선생님을 좋아하여도 개근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다섯째, 개근할 확률은 집과 학교의 거리, 교통, 날씨, 기타 환경조건 등과도 관련됩니다. 코로나19가 횡행하는 환경에서 개근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 개근생 학부모들이 어떻게 개근생을 육성했는가를 얘기한다면 “영웅 서사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개근은 악전고투의 산물입니다.

보통 개근생이 많은 학급은 잘 됩니다. 향후 개근생이 점점 더 많아지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상해애심회에 보내는 우리의 감사 인사가 잘 전달되기를 기대하며 오늘 시상식이 순조롭고 재미있게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2월 11일, 박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