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화동 조선족 어린이 장기자랑 대회 후기

제8회 화동 조선족 어린이 장기자랑 대회 후기

운영자 0 6,417 2019.05.28 19:27

 지난 5월 19일, 상해한국학교 운동장은 이른 아침부터 울긋불긋 꽃단장을 한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생기가 넘쳤다. 바로 화동조선족주말학교에서 주최하는 제8회 화동조선족어린이장기자랑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상해의 5개 학구와 강소성, 절강성 6개 분교에서 온 400여명의 어린이들과 학부모님들이 선생님들의 인솔하에 속속 운동장에 모였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와 2~3시간은 차를 타고 달려왔을 어린이들이건만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한껏 들떠있다. 손꼽아 기다려온, 1년에 한번 있는 축제이니 그럴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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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즐겁게 재잘거리며 뛰놀고 있는 사이 교사들과 학부모님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벌써 8년째로 진행되는 대회답게 손발이 척척 맞는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도움하에 주석대는 대회 준비를 마쳤고, 각 학구/분교의 지정 위치에는 알록달록 개성 넘치는 프랭카드들이 걸렸다.

 

오전 9시 30분, 우렁찬 행진곡이 운동장에 울려퍼짐과 동시에 검열이 시작되었다. 어린이들은 언제 들까불었던가 싶게 진지한 자세로 씩씩하게 구호를 부르며 주석대 앞을 지난다. 떨기떨기 예쁜 꽃들이 운동장에 피어나고 목청껏 외치는 아이들의 야호소리가 풍선에 실려 멀리 하늘에까지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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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식에 이어서 각 팀은 질서정연하게 운동장 한가운데 착석하였고 바로 개회식이 이어졌다. 박창근 교장선생님의 환영사에는 화동조선족주말학교를 10년 넘게 이끌어온 감회가 느껴졌다. 귀빈으로 참석하신 중국조선족과학기술자협회 상해 이사회 이정수 회장님과 주상하이 한국 총영사관 정재훈 영사님은 화동조선족주말학교에 대한 충분한 긍정과 함께 격려를 축사에 담아주셨고 학생, 학부모, 교사 대표들은 축사를 통해 소중한 우리말 배움터에 대한 애정을 전하며 앞으로 좀 더 열성을 다해 우리말을 가르치고 배우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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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수년간 우리말 공부를 꾸준히 마치고 졸업하는 아이들에게 수료증을   발급하는 순서가 있었고 수료증을 손에 든 아이들은 자랑스럽지만 어딘가 학교를 떠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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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축하공연 무대가 이어졌다. 올해는 진달래무용단 단원들이 우리민족의 정취가 한껏 느껴지는 축하공연으로 자리를 빛내주어 무대가 한결 더 풍성해졌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이미 반백이 넘으신 어르신들의 흥겨운 춤사위가 운동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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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곤산분교, 소주희망분교, 다쉐청학구의 축하무대가 이어졌다. 운동장 한복판에 선 아이들은 조금은 어설픈듯 했지만 애고사리같은 손을 흔들며 춤추고 노래하며 짬짬히 연습한 축하공연무대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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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기자랑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교사들의 축하무대에 이어 운동장에 모인 모든 귀빈과 학부모, 아이들이 함께 참여한 대형 집체무였다. 어깨가 저절로 들썽거려지는 흥겨운 우리 민요 흘라리에 맞춰 400여명이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빙글빙글 돌며 춤을 췄다. 즉석에서 진행되는 공연이었지만 다들 바로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워했다. 우리는 역시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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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공연에 이어 바로 운동회 종목이 이어졌다. 어린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간이었다.   3살부터 13세까지 상이한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나이별로 조를 나누어 시합에 했다. 50미터 달리기, 50미터 장애물넘기, 공치며 달리기, 줄넘기하며 달리기....아이들이 개인기를 뽐낼만한 종목들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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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얼굴을 숨기고 있던 햇님도 애들의 웃음소리가 궁금한지 정오가 되자 중천에 떠올라 얼굴을 빠끔히 내민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재미있는 경기도 힘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오전부터 진을 뺀 아이들은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니 점심시간이다. 하지만 간만에 어우러져 벌리는 축제니 점심 먹는 시간도 아깝다. 학구별로 분교별로 도란도란 모여앉아 점심을 먹는 사이 운동장에서는 아빠들의 축구경기가 벌어졌다. 비록 짧은 시간의 경기였지만 아빠들은 어린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열심히 뛰었고 아이들은 목이 터져라 응원하였다. 정말로 그림같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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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에 더욱 정채로운 종목들이 이어졌다.   아빠-어린이 다리묶고 달리기, 아빠 발등에 앉아 달리기, 엄마-어린이 훌라이프 빠져나가기... 가족의 끈끈함을 보여주는 종목들이라 부모님들의 의욕이 대단하였다. 올해는 우리 민족의 전통놀이인 투호와 제기차기까지 추가되어 어린이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경기가 더욱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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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훌쩍 오후 3시를 넘겼고 이제 이번 장기자랑의 대미를 장식할 릴레이경기와 줄다리기가 남았다. 학구별, 분교별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였다.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끈끈히 어울려 전략을 짰다. 릴레이경기는 직업 선수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를 자랑했고 줄다리기는 서로가 기싸움을 하는 치열한 공방전이었고 목소리를 합쳐 구령에 맞춰 응원하는 소리는 말그대로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 모습들을 지켜보며 우리 민족은 이런 열정과 끈기로 타향에서도 기죽지 않고 악착같이 뿌리박고 살아내는구나 싶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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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또 먼길을 가야 할 어린이들이 있어 운동회는 아쉬운대로 마감하였다.   어린이들이 빠져나간 운동장은 언제 운동회를 했냐 싶게 쓰레기 한장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주말학교의 정신면모를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했다.


어린이들도 학부모님들도 교사들도 하나가 되어 혼신을 불태운 하루였다. 고향에 있었으면 어쩌면 그냥 스트레스를 날리고 재미있게 경기를 한 하루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고향을 떠나 몇천리 타향에서 이루어진 경기인만큼 의미가 남달랐다. 그것은 우리 어린이들이 우리 민족의 우량한 전통을 잊지 않고 자라주기를 기원하는 바람의 자리였고 어른들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소중한 자리이기도 했고 교사들에게는 뿌듯함과 함께 각오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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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수고하시는 교사,대학생 지원자들의 모습

 

 

이번 장기자랑을 위해 적극 협력해주신 학부모님들과 어린이들, 그리고 이번 장기자랑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성원을 아끼지 않은 여러 단체와 개인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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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류 란,사진 촬영-김야,사진 선정-정영복 2019년5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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