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노태우·YS·DJ 아들 모였다...”우린 싸우지 말자”

박정희·노태우·YS·DJ 아들 모였다...”우린 싸우지 말자”

운영자 0 860 2023.02.27 11:24

박정희·노태우·YS·DJ 아들 모였다...”우린 싸우지 말자”


박지만·노재헌·김현철·김홍업 처음 함께 식사 “두쪽난 정치판 단합 보여주자” 의기투합

 

김민서 기자

입력 2023.0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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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전직 대통령 아들 네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65) EG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58)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64)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73)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등이다. 이들 네 사람은 “우리끼리는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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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명이 한자리에 모인 처음이다. 김현철 이사장은 26일 본지에 “극단적 정치 갈등, 정치 대립이 너무 심한 상황인데 대통령 2세들만이라도 단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우리끼리는 싸우지 말고 앞으로 이런 모임을 자주 갖자고도 했다”고 말했다.

 

사람 박지만 회장을 제외한 3명은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고 한다. 김홍업 이사장의 경우 지난 24일 서울 상도동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김현철 이사장과 김홍업 이사장,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인 전재국(63) 음악세계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기 파주에서 열린 노태우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식에 함께했었다. 이번 모임에 전재국 회장은 불참했다.

 

이들의 아버지들은 한국 현대사에서 인연과 악연으로 얽혀 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가택 연금 등을 겪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 동지였지만 대선 등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쿠데타 및 광주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과 관련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법 처리했다. 전직 대통령인 아버지의 고초는 아들의 삶의 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들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계기는 박지만 회장이 제공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서울 상도동 김영삼민주센터에 기부금 100만원을 두 번 냈다. 김현철 이사장은 “기부금 내주신 분들 명단을 나중에 확인했는데 ‘박지만’이라는 이름을 보고 설마 ‘그 박지만은 아니겠지’ 싶어 확인을 했더니 맞았다”며 “놀랐고 감사했다”고 했다. 박 회장 연락처를 모르는 김 이사장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측을 통해 박 회장에게 연락해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 요청을 했는데 박 회장이 수락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 당시 사진을 보면 박 회장은 김 이사장이 있는 유족석 바로 뒷줄에 노재헌 이사장과 함께 서 있다.

 

이사장은 “박지만 회장을 아버지 추도식 행사가 열린 날 처음 봤다”며 “이후 우리끼리는 한번 모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했다. 연락이 된 전직 대통령 아들 4명의 첫 식사 자리는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사진은 찍지 않았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사석에서 박지만 회장과 만난 건 처음”이라며 “매우 편안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 네 사람 중 나이가 가장 어린 노재헌 이사장에게 총무를 맡아달라고 부탁했고 김홍업 이사장님이 큰 형님, 박지만 회장이 둘째 형님, 내가 셋째를 하기로 했다”며 “다음 번 모임엔 전재국 회장도 부르고 다른 대통령 아들들도 함께 보고 싶다”고 했다.

 

김홍업 이사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윗대 어른들 일은 어른들 때 일이고 우리 2세들은 서로 경조사도 챙기고 연락도 하면서 지내왔다”며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것 아니냐. 우리 모두 각자 힘든 일을 겪었고 어려웠던 사정을 잘 이해한다. 그러니 밥 한 끼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박지만 회장도 행사 때 종종 본 적이 있다”며 “우리끼리 식사 한번 해야 하지 않느냐고들 해서 이참에 넷이서 같이 본 것”이라고 했다.

 

모임의 명칭은 없다고 한다. 얼마나 자주 만날지도 정해진 게 없다. 네 사람 이외의 전직 대통령 아들들도 부를 생각이라고 한다. 김 이사장은 “우리 네 사람은 연령대가 비슷한데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50)씨 등 다른 대통령 아들들은 1970년대생”이라며 “일단은 우리가 먼저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다른 대통령 아들과도 함께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건호씨는 1973년생,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는 1978년생, 문재인 전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는 1982년생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적 성향과 세대가 달라도 ‘대통령 아들’이라는 특수한 지위 때문에 주변 사람들한테 말 못할 고민이 많지 않았겠느냐”며 “아버지들은 정치를 하느라 반목했지만 아들끼리는 ‘동병상련’ 처지에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ㅁ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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