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자도, 많이 자도 문제… ‘이 병’ 부르는 문제의 수면시간

문지연 기자

입력 2023.04.10. 11:34

업데이트 2023.04.10. 11:42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수면시간이 지나치게 부족해도, 과하게 길어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당한 수면시간의 중요성을 말하는 또 하나의 연구다.

9일(현지시각)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뉴스 사이트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골웨이 국립대 의대 임상 연구센터 연구팀은 수면 습관과 뇌졸중 사이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미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는 첫 뇌졸중(뇌경색·뇌출혈)을 겪는 환자군 2243명과 뇌졸중 병력이 없는 대조군 2253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국제연구 ‘인터스트로크’(INTERSTROKE) 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2세이며 여성 비율이 42%였다.

결과는 ▲수면시간이 지나치게 짧거나 너무 긴 사람 ▲코를 골며 자는 사람 ▲코를 심하게 골며 종종 호흡이 끊기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을 가진 사람 ▲낮잠을 길게 자는 사람 등에게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자세히 보면 하루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사람을 봤을 때 환자군에서는 162명이었던 반면, 대조군에서는 43명에 불과했다. 또 수면시간이 9시간 이상인 사람은 환자군에서 151명, 대조군에서 84명이었다.

뇌졸중 발생률은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로 적은 사람이 평균 7시간을 자는 사람보다 3배 높았다. 9시간 이상으로 과하게 많이 자는 사람의 경우 2배 이상이었다. 낮잠을 1시간 이상 자는 사람은 낮잠을 안 자는 사람보다 뇌졸중 위험이 88%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골이·수면 무호흡증 등 자는 동안 호흡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은 아닌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률이 무려 91% 높았다. 특히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흡연·신체활동·우울증·음주 등 뇌졸중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을 고려하고도 변함없었다.

한편 적당한 수면시간이 건강에 미치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보고된 바 있다. 지난달 호주 국립대 연구팀은 평균연령 54세 중년 2만9545명의 뇌 스캔 기록과 수면 습관 정보를 분석한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이거나 9시간 이상인 사람에게서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적정 수면시간인 7~8시간을 자는 사람에 비해 뇌 용적이 적고 기억력과 반응 시간 등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스웨덴 연구팀은 하루 5시간을 채 못 자는 사람의 말초동맥 질환 발병 위험이 2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두고 봤을 때도 수면시간이 7시간 이하인 사람이 14%, 10시간 이상인 사람이 10% 높았다. 이는 매일 낮잠을 자는 경우에도 똑같이 증가했다.

앞서 미국 하버드 의대와 이스라엘 디콘세스 메디컬센터 공동 연구팀은 좋은 수면 습관으로 ▲하루 7~8시간 잠자기 ▲중간에 깨지 않기 ▲일주일에 2번 이상 잠드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 ▲일주일에 5일 이상 잠잔 후 충분히 쉬었다고 느낄 것 ▲숙면을 위해 약을 먹지 말 것 등 다섯 가지를 꼽기도 했다.

출처: https://www.chosun.com/culture-life/health/2023/04/10/GE7J6I2ZG5G5ZPDDO2RGZYGXVE/